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문합부 누출로 사망하자 유족이 병원의 과실을 주장하며 약 4억 원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 병원에서 직장암으로 복강경 절제술을 받았다. 수술 후 문합부 누출이 확인돼 문합부 봉합술과 회장루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복막염과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돼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의료진의 수술 과정에서 잘못으로 문합부 누출이 발생했고, 이후에도 문합부 누출 진단과 수술이 늦어져 패혈증으로 이어졌다며 약 4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수술 전 문합부 누출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수술 중에도 문합 후 공기 누출 검사를 시행하는 등 문합부 상태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술 후 문합부 누출을 확인할 뚜렷한 소견이 없어 경과를 관찰하다 누출을 확인한 뒤 응급수술을 시행한 것은 정상적인 진료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병원, 수술실, 수술 도구 (출처=PIXABAY)
병원, 수술실, 수술 도구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수술 자체에는 과실을 묻기 어려우나 수술 지연 및 이후 처치 부실에 대한 병원 측의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전문위원은 직장 부위의 특성상 수술 후 문합 부전이 발생하기 쉬운 데다 수술 중 공기 누출 검사를 통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문합부 누출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의 수술상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술 이후 대응 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이 명백하다고 봤다.

조사 결과 수술 후 환자에게 항문과 배액관을 통해 혈액성 분비물이 배출됐고 추적 복부 CT 검사에서도 문합부 누출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어 발열 증상까지 나타났음에도 의료진은 이를 간과한 채 경과만 관찰하다가 하루가 지나서야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소비자원은 문합부 누출이 발생하더라도 적기에 수술이 이뤄지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1% 이내로 비교적 드물다며 적절한 처치가 이뤄지지 않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만큼 병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술 후 예후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패혈성 쇼크는 즉각적인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높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60%로 제한했다.

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A씨 유족에게 재산산 손해 중 장례비의 60%와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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